2018년 9월 16일 일요일

[시 Poetry] 쓸쓸한 일 - 이강자

쓸쓸한 일

                이강자

논 골
그 가파른 언덕의 집,
땅거미 등에 지고 오르는
시린 어깨의 아버지,
사람사는 세상,
뒷 모습을 바라본다

아무리 바둥거려보아도
제자리일때,
부당하다 여겨지는 것들에
무기력할 때,
사람사는 세상,
뒷 모습을 바라본다

목구멍이 아플만큼
사는 일 눈물겨울 때,
기대보다
실망에 익숙하게 될 때,
사람사는 세상,
뒷 모습을 바라본다

사람사이
서툴고 웅색해
마음 상할 때,
가치보다 현실에 매여
주저앉게 될 때,
사람사는 세상,
뒷 모습을 바라본다

그것이 섭리였고
순응이였음을
예순갑자 돌고돌아 알게 되는 것,
소금기 버석이는
슬픈만이 아니였음을
사람사는 세상,
그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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