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이지혜
사진 속,
엄마 눈썹같은
초승달이 떳읍니다.
서른 여섯 젊은 나이
철부지 다섯을 두고
떠나는 길은 어떠했을까?
몸이 아파 시린 손가락이던
세째딸,
피아노 배우라며
가락지 빼어 유물로 남겨주던
그 아픔은
어느 하늘에 가 닿았을까?
요동치던
인생의 언덕 길
숨차게 오르다
이제 숨고르기를 하는
육십 너머 세째달은
피아노를 배우러 다닙니다
소리가 좋습니다
굳어진 손가락 사이로
튀어나는 기쁜 곡조가 좋고
흘러가는 슬픈 곡조가 슬펐읍니다
서툴고 미숙해도
가슴으로 들으며
엄마도 좋아하실까?
허기같은 외로움 많은 나이에
후회대신 꿈을 꾸는 나는
그래서 아직 살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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