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3일 일요일

[시 Poetry] '부치지 않는 편지' - 이강자

부치지 않는 편지

                               이강자

일을 마치고 한가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
저리도록 아름다운 노을에 감격하다보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오늘 하루가 갑자기 충만해지는 것 같네.

어떤 표현으로도 부족할
완벽한 조화가 주는
노을의 아름다운 떨림은
항시 피해자였던 것처럼
과장되었던 아픔들과
거칠다 투정부리며 살아가는 옹졸함까지를 토해내게 하고
서 있는 자리에서
겸손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살뜰함까지
챙기게 하는 것같아 고맙네.

몸이 많이 아픈 밤이라는 제목의 시는
하늘에 신세 많이 지고 살았습니다로
시작되더라구.

몸이 많이 아픈 밤 하늘은 얼마나
절박한 의였을까

오늘 하늘에 신세 많이 지고 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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